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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닛, 냉기가 아닌 온기를 품은 SF

  • 작성자 사진: 관리자
    관리자
  • 3일 전
  • 1분 분량

우주보다 먼저 마음이 얼어붙었다

차갑고 넓은 우주, 끝없이 펼쳐진 별들과 그 속에 떠 있는 작은 인간 존재


하지만 이 영화는 우주가 아니라 사람이 사는 세계의 말랑한 중심을 먼저 겨냥했다. 영화를 보는 2시간 동안 우주보다 사람의 마음이 더 넓고, 더 깊고, 더 두렵다는 걸 느꼈다.


우주보다 깊은 건, 사람 안의 어둠과 빛

  • 레나: 레나는 별처럼 차가운 우주 속을 떠도는 사람 같았다. 겉은 단호하고, 목소리는 낮고, 그 눈빛은 마치 언제든 우주에 흩어질 듯한 허전함을 담고 있었다.

  • 아리온: 아리온은 얼어붙은 레나 옆에서 처음엔 따뜻하게 다가왔지만 그 따뜻함이 시간이 지날수록 맹독처럼 달라붙었다.


우주가 아니라 인간을 향한 질문

플래닛의 매력은 우주선의 화려한 CG나 거대한 재난 장면이 아니라, 사람들의 표정, 그들이 주고받는 말의 틈, 침묵 속에서 흐르는 불안이다.

레나가 창밖을 바라볼 때, 우주선의 금속문이 닫힐 때, 아리온이 미소 지을 때 그 모든 순간이 관객의 마음을 끌어당긴다.


우주를 향한 여행은 사실은 자기 자신을 향한 여행일지도 모른다.

무한한 공간보다 무한한 인간의 마음이 더 두렵고, 더 아름답다는 걸 보여준다.


별 아래서

우리는 서로의 누군가였다


영화가 끝났을 때, 우주는 여전히 멀고 차가웠지만, 내 마음속엔 따뜻한 잔향이 남아 있었다. 플래닛은 우주SF의 외피를 쓴 채 우리의 삶과 사랑, 불안과 두려움, 작은 희망까지 모두 담고 있는 이야기였다.

우리가 우주를 탐험하는 건 별을 보기 위해가 아니라 우리 안에 숨겨진 어둠과 마주하기 위해서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영화는 우주보다 먼저 사람을 향한 영화였다.


플래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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