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즈 페어: 여신의 재판, 진실보다 더 무거운 건

법정에 신이 있다면, 그녀는 어떤 얼굴일까

이 드라마를 처음 봤을 때 가장 강하게 든 생각은 이거였다.

만약 재판장 맨 위 자리에 신이 앉는다면 우리의 말은 얼마나 솔직해질까?

올즈 페어는 법정 드라마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인간들의 두려움·욕심·불안이 뒤엉킨 이야기다.

승리를 바라는 사람들, 진실을 원하는 사람들

주인공 엘라는 젊고 촉망받는 변호사지만,승률로 평가받는 이 세계에서 늘 자신을 증명해야 했다.

그녀의 말투엔 냉정함이 있었지만 사건 안쪽으로 파고들수록 오히려 누구보다 정의라는 단어에 집착하는 사람으로 보인다.

엘라의 라이벌 마커스는 사건의 본질보다 향후 커리어를 먼저 생각하는 타입이다.

그의 전략은 늘 냉정하고 계산적이지만, 가끔은 인간적인 균열이 스치듯 보인다. 그 균열이 이 드라마의 묘한 긴장을 만든다.

판사로 등장하는 세라는 이 작품에서 가장 흥미로운 인물이다. 그녀는 판단을 내리는 순간마다 마치 인간을 넘어선 존재처럼 보일 때가 있다.

냉정하고 완벽해 보이지만, 결국 인간적인 고민을 숨길 수 없는 모습은 여신의 재판이라는 부제가 단순한 은유가 아니라는 걸 말해준다.

재판보다 더 치열한 건, 자신의 마음과 싸우는 일

드라마의 가장 인상적인 점은 사건 자체보다 사건을 둘러싼 인간들의 감정 싸움이다.

법정에서는 냉정하게 질문하고 답하기만 하면 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과거의 상처, 가족 문제, 승패에 대한 강박, 인정받고 싶은 마음 이 모든 것이 엉켜 한 사람의 선택을 흔든다.

그걸 마주하는 순간

“이 드라마는 법정 드라마가 아니라, 인간을 이해하는 드라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판결은 끝나도, 마음의 재판은 계속된다

<올즈 페어: 여신의 재판>은 승자와 패자를 나누는 대신, 각 인물이 스스로를 판단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법정에서 내려지는 판결보다 더 무거운 건 마음속에서 내려지는 판결이었고 그 싸움은 법정 밖에서도 계속된다.

엔딩을 보고 나서 느낀 건 하나다. 진실은 증거로 증명되는 것이 아니라, 누가 더 용기를 냈는가로 결정될 때가 있다는 것.

그래서 이 드라마는 법의 무게를 말하는 작품이 아니라 인간이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는지 묻는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