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창조가 만든 가장 큰 고통

기대와 슬픔 사이에서 만난 새로운 프랑켄슈타인

나는 이 작품을 기다렸다.

솔직히 말하면, 프랑켄슈타인은 내 머릿속에서 늘 만화 속 괴물 정도로 기억되던 존재였다.

피투성이의 괴물, 무지한 힘, 무서울 것만 같은 이미지들

그래서 영화가 제작된다는 소식을 듣고 두 가지 감정이 동시에 밀려왔다.

“이걸 어떻게 현실적으로 풀어낼까?”

그러나 스크린에서 만난 프랑켄슈타인은 내가 상상했던 괴물과는 전혀 다른 존재였다.

거친 외형 속에 가득한 건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슬픔이었다.

광기 어린 과학자라기보다 집착과 상실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간으로 그려진다. 그의 실험은 과학의 혁신이 아니라 잃어버린 무언가를 되찾으려는 절박한 몸부림처럼 보였다.

내가 이 영화에서 가장 크게 흔들린 부분이 바로 이 캐릭터였다. 처음엔 괴물이라는 인식이 앞섰는데, 영화가 진행될수록 그 단어는 무용지물이 된다. 그는 세상 그 어느 누구보다 순수했고 세상이 그에게 준 상처는 너무도 잔인했다.

이 영화는 공포를 만들지 않는다. 대신 조용한 고통을 꺼내 보여준다. 캐릭터가 울부짖을 때보다 조용히 가만히 서 있을 때 더 마음이 무너진다.

그 정적 속에서 나는 그가 태어난 순간부터 이미 상처 받기로 예정된 존재였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영화를 보고 난 후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슬픔이 오래 남았고 괴물의 얼굴이 아니라 그의 표정에 담긴 인간성이 자꾸 떠올랐다.

<프랑켄슈타인>은 고전의 재해석이 아니라 괴물이라는 단어 뒤에 숨어 있던 인간의 잔인함과 연약함을 돌아보게 한 작품이었다. 영화가 끝나고도 묵직한 여운은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았다.

“도대체 누구를 괴물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